1.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태교는 부부의 결혼 이전도 바탕이 된다는 것을 깊이 있게 일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본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나의 태교 이론에서 크게 나눈 세 대목 중 앞의 두 대목은 부모의 인식문제를 중심으로 내용을 다룬 것이며 지금부터는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장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이 부분은 태교의 전부로 받아들이는 임신 그 자체를 의미한다. “좋은 습관성 익히기”와 “집중력 배양” 이 두 항목을 합친 장이 되는 셈이다.
결혼은 동물적으로 이해하면 상당히 동물적인 것이라, 종족 번식이라는 생명보존 원칙이 누구에게든 심어져 있다. 그래서 누구나 임신을 생각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써 그 생각은 은연중 임신을 기다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종족 보존』이라는 개념에서는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도 역시 동물적이어서 자기 ‘종족 보존’의 개념인 자녀를 두지 못할 때의 그 심장의 박동이란 아주 거칠게 되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은 자신이 출산에 부정적인 장애요소가 있다거나 그런 징조가 보일 때는 그 충격이 대단해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여성들은 자기가 진정 사랑하는 남자를 얻게 되면 그 남자를 사랑하는 여러 가지 헌신적인 생각 중에 이 남자를 꼭 닮은 아이를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 사실은 대단히 중요한 결과를 암시하는, 희망적인 광명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생명 잉태에 얽힌 이야기는 많기도 하다.
일단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되면 여성들은, 특히 첫 아이일 때는 대단히 흥분하며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을 진실로 실감하게 된다고 한다. 그 첫 반응이 빨리 누구에게 알리고 싶다는 충동에 빠진다. 누구에게 알리고 싶다는 충동은 한편으로는 자기가 여자라는 사실을 인정받고 싶은 보호심리의 일종이기도 하다.
그래서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과 주위 분들에게 축하인사를 받는 것이 수줍으면서도 상당히 행복한 일임은 여성들의 일반적인 반응인 듯하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현상은 첫 아이가 아닐 때, 자기 아이가 괜히 안 하던 짓을 하면서 엄마를 보채고 하면 자신이 임신이 됐음을 알리는 징조로 받아들이고 한번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이것은 인간의 묘한 경험이다.
그런 것은 외향적인 표시에 불과한 것이고 자신이 임신했음을 확인하게 되면 무엇보다도 ‘뱃속의 태아’를 생각하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헤어져 있던 자식이 돌아온 듯, 수년간 유학 갔던 자식이 돌아온 듯,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 기쁜 만남을……’하는 환희의 충동 같은 의식으로 자신이 빨려들게 되고 신념･목적･활력이 넘치는 책임감과 의욕적인 자세를 가다듬어야 함은 자연적인 반응이다.
이때 자신의 기분이 언짢은 쪽으로 쏠린다던가, “하필이면 이럴 때 무슨 아이야”하는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태아에게 충격으로 비춰질 수 있으므로 주의할 의식이다.
첫 인상이라는 말이 있다. 첫 만남에서부터 거북한 대면은 보다 오래 갈 수가 있다. 보다 긍정적이고 좋은 생각을 많이 한 임산부는 모든 면에서, 출산까지도 쉬웠다는 경험들은 결코 우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자연스럽게 헤어졌던 가족을 만난 듯, 전쟁터에서 돌아온 자식을 대하듯 ‘우리는 한 가족, 혹은 가족은 한자리에……’하는 이런 평온한 만족감을 느끼는 상황으로 분위기가 안정되어야 할 것은 당연한 조건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걸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으로 순서를 따르는 것이 좋다. 괜히 이런 것 저런 것 해야 하는데 하는 긴장되고 의욕적인 다급한 반응이 너무 강할 필요는 없다. 강한 의욕에 젖어서 ‘우리의 소망은……’ 하는 식으로 무엇인가 많이 나열하는 혼란상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태교는 한 생각을 계속 밀고 나가는 의식적인 집중이나 주의력을 통해서 태아와 엄마의 마음과 마음이 서로 투영되어 착색되는 것인 만큼 자신의 자세를 안정시키고 정상적인 생활과 일을 더 소중히 인식하고 일상적인 정리정돈을 더욱 중요시하는 노력이 특히 중요하다.
그리고, 자연스럽고 따뜻한 감정으로,
“아가야. 아빠와 엄마는 너를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구나. 아빠와 엄마는 아직 너에게 새 이름을 지어주지 못했지만 너의 부모가 되었다는 사실에 기쁨과 고마움을 금할 수가 없구나. 우리가 헤어져 있던 그 동안 게을러서 너의 부모가 될 만한 훌륭한 덕을 더 쌓지 못했음이 부끄럽구나.
아가야, 우리는 서로가 자신을 가장 정성스럽게 가꾸고 다스려 노력하겠다는 사실에서 서로가 협력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너라는 인물로 인하여 지혜의 눈을 뜨고 사물에 대한 바르고 깊은 이해와 통찰력으로 어려운 조건을 풀어나가야 하는 삶의 길에서 큰 이익을 얻도록 네가 살펴 도와준다면 엄마와 아빠는 참으로 고마운 마음 가득하여 덕 있는 삶과 인간관계를 위해 더욱 노력하고 공부할 것이다.
그렇게 애쓰고 노력하여 때에 이르렀을 때, 이 엄마는 몸과 마음을 다해 가장 좋은 시간에 너를 태어나게 해 주마. 태어나서 인생이란 무대에서는 네 마음껏 뛰어 보아라.”
위의 글은 문장력이나 내용에 있어서 세련미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 완벽한 짜임새보다도 보편성의 마음의 열림과 부딪침으로써 오히려 인간적인 양심과 대화이면 된다. 이러한 줄거리로 마음의 결정들을 정리하는 것은 임신한 기쁜 충격을 무리 없이 흡수하는 것이므로 누구보다도 임산부 자신에게 정서적으로 좋은 일이 된다.
너무 태아를 의식하여 확실하게 이해시키려는 그런 강박관념에 젖어서 너무 유별난 지식과 감정을 만드는데 신경을 날카롭게 하지 말 것을 주의하는 바이다.
그리고 이런 임신 초기의 자기의식을 너무 교육헌장 낭독처럼 오래 매일같이 이끌어 갈 필요는 없다. 2주 정도면 충분한 기간이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짜여진 일과대로 생활하면서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언행‧마음‧감정 등을 정화시키려는 밝은 의식으로 돌아와 보살피는 주고받음으로 생활하면 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확실하게 전달해서 태아로부터 확인 받고 싶은 이런 극성스러운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언어적 의식은 간결한 내용으로 이끌면서 세상과 인생살이를 넓은 마음으로 바로 비춰주는 서로의 교감의식을 살찌우는 것이면 되는 것이다.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라 해서 말하는 분위기에 너무 맞추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는 말없이 같이 걷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한 것이며 상대방의 표정과 눈빛만 보고서도 그가 자신을 정말 좋아하고 있음을 느끼는 행복하고 푸근한 감정을 얻게 되는 것을 기억하면 되겠다. 그런 가운데서 드문드문 한마디 말을 나누게 되면 더욱 굳어지는 그들의 결속이 되는 것과 같다.
내가 부족함을 무릅쓰고 우리 역사 이야기를 포함해서 이런저런 말들을 많이 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런 바탕을 구축하여 안정된 마음자리와 힘을 마련해 주고 싶어서였다. 심한 폭풍우 속에서도 겁먹지 않고 당당하게 헤쳐 나가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하나 분명히 알고 노력해야 할 것은 태교는 물론이고 행복의 전제 조건으로써 동서양을 막론하고 ‘행복은 마음에 있다’는 말은 누구나 할 줄 아는 말이다. 그래서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하는 의식문제가 절대적인 생명력이 되는 것이다. 행복도 고생도 그것을 만드는 원인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도 마음 쓰는 것, 즉 생각하는 의식을 긍정적으로 시작해서 긍정적으로 이끌어 가서 긍정적으로 결론짓는 것, 이것이 행복을 얻는 전제 조건이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은 사람과의 관계이므로 누구의 잘못이나 자기에게 날아온 피해를 생각하고 부딪쳤을 때 분노가 앞서도, 저 사람이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겠지. 실수이겠지, 내가 이해를 해야지, 그리고 잘 되도록 해야지, 망해서는 되나, 앞으로는 잘 하겠지 하는 이런 보다 좋은 결과를 이끄는 이해와 우호적인 통찰력을 배양하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
‘자식, 빨리 죽어버려라’하는 이런 식의 독소는 평소에도 자기 운명을 난도질하는 독소가 되지만 특히 임신 중에는 굉장히 안 좋은 독소를 태아에게 뿌려주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이 항시 순리를 거부하고 꼭 독소를 내뿜으면서 대항하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원인의 복합이라 해도 태 중에서 물려받은 독소도 한 이유가 되는 경우가 많음을 알아야 하겠다. ‘뿌리 깊은 나무’라는 말이 있다.
자기 세계의 편협성을 만들지 말고 ‘내가 정말 덕이 있고 지혜가 있다면 이런 일이 있을 수야 없겠지’ 하고 자꾸 더 넓고 덕스런 의식의 충만을 위해 반성하는 마음 자세를 임신 중에는 항시 앞세우며 참는 노력과 이해를 앞세우면서 이웃 사람들과 함께 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이 태아로 하여금 인물이 인물 되게 하는 힘을 만드는 특수훈련임을 알아서 자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애정의 힘으로 키워가야 하겠다. 앞에서도 강조했지만 반대와 비난성 짙은 자기변호의 부정적인 의식은 서로가 함께 망하는 지름길이다.
총체적인 결과로써 부모의 의식과 생활환경이 태아의 성장에 있어서 용모‧기질‧개성 등에 다양하고 넓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평범한 가르침이다.
여성들에게 임신이라는 일이 결코 가볍다거나 작은 일이 될 수 없음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그래서 ‘이 기쁜 만남을……’하는 이 기쁜 의식의 흐름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순수한 기쁨이라는 감정과는 사실은 차이가 있는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정말 큰 짐을 진 사람이 아득한 고갯길을 쳐다보는 그런 사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성애란 무서운 창조성을 갖는 힘인 것이다.
그래서 임신을 알았을 때는 이미 한 달이 지나갔다는 결론이 될 수도 있지만 위의 이런 의식 자세를 다시 다듬고 새롭게 받아들이려는 의식은 자신이 임신한 여자라는 확실한 현실을 확인하는 엄마의 길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한 달은 이미 지나간 것으로 간주하고서 전후기로 4개월씩 나누어서 너무 조급함이 없이 전반기는 보편적인 자기 생활을 살피면서 생각과 습관적인 것을 전체적으로 다듬는 자세정리로서 정리정돈이라는 생활 자세를 다지고 후반기는 집중력 배양에 보다 전력투구하는 지적인 노력으로 엮어 나가면 된다.
그리고 요즈음 임산부들은 너무 정보가 많아서 오히려 상당한 부담과 수용부족이라는 이상한 소외감을 일으킬 만큼 상업성을 수반한 것들이 많다. 그 한 예로써 임신화(姙娠靴) 이야기를 거론할 수 있다. 임신 후 3개월 째 부터는 임신화를 신는 것이 좋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옛 할머니들이 들으셨으면 맨발로 도망갈 일이다.
그런 것은 무시해도 좋다. 그런 것 신경 쓰는 예민함은 이득이 없는 일이니 무심한 것이 좋겠다. 정보원들은 자기 임무이기 때문에 의외로 많은 정보를 갖고 오게 마련이다. 인류역사 이래로 오늘날처럼 정보의 홍수가 넘치고 가중되는 때도 없었음과 그 피해도 엄청나다는 사실에 눈떠 있어야 한다.
임신 중 마음자세인 의식의 파장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자기가 원하지 않은 시기에 임신했다는 거북스런 의식이나 아들을 기다리는 마음에서 ‘딸이 아닐까 딸이라면 지워버릴까 말까’하는 이런 망설임 등은 ‘너는 원치 않는 자식’이라는 반응을 태아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확실한 결정이나 보장된 분위기가 아닌 불안한 상황 속에서 직장이나 사업문제 등을 거론하여 다른 직장으로 옮겨버릴까 또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볼까하는 이런 갈등이나 산란함이 길게 늘어진다면 정도의 차이는 있다하지만 상당히 불리한 태중 환경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음도 알아야 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은 그 정도가 심하면 결국 태중 문제의식으로 전환되어 성장 과정 중 어느 한 때에 상당한 분출 현상을 나타낼 수도 있다.
그래서 자식을 얻지 못해서 병원에서 핏덩이를 바로 안고 와서 잘 키운다 해도 대개의 경우 성장하면서 나는 주워온 자식 취급한다고 우울해하거나 삐뚤어진 성격을 나타낸다.
그것은 태 중에서 익힌 엄마에 대한 잠재의식이 그야말로 뿌리 깊은 것이라 자신도 모르게 불편한 마찰음으로 작용하는 진동을 감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키워주는 부모의 정성과는 달리 스스로 느끼는 의식이 무엇인가 틀리는 껄끄러운 어색함에서 생기는 잠재의식이 샘물 솟듯 슬슬 표면으로 솟아올라서 야릇한 의문의 안개를 드리우기 때문이다.
나는 항시 충고하기를 자기가 낳지 않은 자식은 출생의 비밀을 숨기지 말고 사실대로 알려주고 자신은 키워준 부모로서 정성을 다해 주는 것이 서로에게 더 좋은 부모가 되고 자식이 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사람이 원천적인 자기출생에 대한 비밀을 의심하게 하거나 감추는 일은 가장 잔인한 인간갈등의 한 원인이라는 확신을 지워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 학대적인 의식갈등은 어떤 경우이든 좋은 것일 수가 없다. 지금도 간혹 당사자들을 만나는데 남편 되는 사람이 별로 개성이 없는 사람이다. 부인이 한때 보는 눈이 어리석어서 쉽게 결혼을 했다. 곧이어 후회하는 감정 속에서 임신을 했고, 남편 되는 사람은 잔소리가 많은 사람이다. 그것도 해야 할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장황한 잔소리를 잘하는 사람이다.
그때마다 그 부인이 여러 가지로 울화가 치밀어서 “아유, 또 저 잔소리” 하면서 자기 귀를 두 손으로 틀어막곤 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부인의 갈등이 심했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이든 심한 울화통은 태아에게는 불행한 일일 수밖에 없다.
아들을 낳아서 처음에는 몰랐는데 자라면서 난청임이 드러났다. 그래서 꼬마가 보청기를 항시 끼고 다니는 것을 보면 주위의 우리들 가슴도 아픈데 그 엄마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았으면 너무 긴장된 무엇을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는 현실, 즉 자기 생활에 더 규범과 질서를 지키는 생활습관을 보다 확실하고 철저하게 다듬는 습관성을 키워나가는데 중점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 긍정적인 일이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은 출입금지 안내판을 보고서도 그냥 들어가다가, 주인을 만나면 ‘여기 들어가면 안 됩니까?’ 하는 그런 못난 의식과 습관적인 체질성에서 머무는 일상생활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기초적이고 통상적인 규범을 잘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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