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긍정적인 기운을 많이 비축하라
세상을 살면서 ‘장년에 이를수록 역시 닦아서 쌓아 놓은 것 없이는 안 되는구나’하는 체험을 갖게 된다. 그것은 자연 질서로서 법이다. 그것은 각자의 마음에서 작정하는 의도에서 시작하여 몸으로 지어 가는 습관과 더불어 언어라는 의사전달 수단이 우리들의 운명이란 테두리를 결정하는 전부임을 먼저 이해하면서 시작해야 한다.
내가 지금 걸어가는 그대로 나에게서 파생한 에너지는 우주 속으로 확산되어 가는 것이고 한마디 말을 해도 그대로 우주 속에 퍼져서 스며들고 있다는 이론쯤은 쉽게 이해할 것이다.
바로 그것이 문제이다.
그 에너지는 늘 생성이라는 작용을 하는 것이라 자석이 쇠붙이를 끌어당기듯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니 그것이 인과이며 운명이다. 그래서 ‘저 허공만은 우리들의 비밀을 용서치 않는다’는 사실을 앞에서도 강조했다. 저 허공이 아가리를 벌리고 나에게 달려들면 별수 없이 당해야 한다. 그래서 저 허공은 신앙적인 대상이 되기도 함은 보편적인 인간의 의식이기도 하다.
우리들이 가장 많이 남발하는 에너지는 역시 언어라는 사실은 쉽게 수긍이 갈 줄 믿는다. 언어가 의사전달 수단인 만큼 언어의 순수성과 전통성 그리고 경험성은 그 사회의 의식적 수준이나 체질을 가늠하는 척도로써 국민성을 점검하는 문화의 단면이기도 하다.
첫째, 현실적으로 오늘날은 ‘지구촌 시대’이긴 하지만 우리 사회의 언어 변화의 모양새는 너무 굴절이 심한 것 같다. 그와 더불어 전투적인 살벌한 언어가 너무 많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그 사람의 의식이며 인격이다. 그런 강하고 살벌한 언어는 듣기에도 안 좋은 만큼 태아에게도 좋은 진동이 될 수 없다. 예를 하나 든다면, ‘폭탄세일’ 혹은 ‘폭탄주’란 말이다. 폭탄은 바로 전쟁을 의미한다. 자신이 폭탄이 터지는 그 현장에 있다고 한번 상상해 보라. 그래서 언어를 가다듬는 정성은 적지 않은 집중력을 키우는 일이기도 하고 긍정적인 기운을 함양하는 좋은 거름이다.
‘긍정적이고 고운 언어를 쓰는 사람은 거친 언어를 쓰는 사람보다 장수 한다’는 어느 분의 관찰 연구 발표는 결코 웃어 넘겨서는 안 되는 내용이다.
그래서 먼저 ‘일상의 다섯 가지의 마음’ 자세를 지어 가는 생활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하는 바이다.
1. 고맙습니다. 라고 하는 감사의 마음
1. 미안합니다. 라고 하는 반성의 마음
1. 덕분입니다. 라고 하는 겸허한 마음
1. 제가 하겠습니다. 라고 하는 봉사의 마음
1. 네, 그렇습니다. 라고 하는 유순한 마음
동양사상은 아직은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은 덕이 있어야 한다는 결정론을 지키고 있다. 원칙론에 있어서는 가능하면 말을 적게 하는 것이 좋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는 적게 하는 사람이 훨씬 덕이 있고 지혜가 있게 마련이다. 몰라서 말을 안 하는 것과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임신 중에는 그런 자리가 아닌 한, 말을 줄이는 것이 좋다. 마음의 안정이라 하니 무조건 가만히 있는 멈춘 상태의 개념이 아니라 바른 시야나 보다 선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정서를 말하는 것이다.
침묵을 고귀한 황금으로 알고 있음은 지금도 변함없다. 그러나 말을 많이 익혀야 한다. 그것은 바로 생활의 활력소이며 능력이며 무기임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타인의 장점을 보고 익힌 훈련되고 품위 있는 긍정적이며 교육된 순서와 논리와 정서를 갖춘 언어이어야 함은 더 없는 풍요로움 바로 그것이다.
물론 나는 젊은이들에게 대화를 활달하게 잘하는 사람들이 되라고 격려한다. 그래서 외국어도 열심히 익힐 것을 권장하는 사람이다. 일단 사람이 만나면 대화라는 것은 절대적으로 생명이 되고 좋은 인간관계를 성립시키는 것이므로 대화를 잘 엮어나간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기가 많이 쓰는 언어일수록 신진대사의 결과로써 당연히 자기 것인 자기 운명이 되므로 임신 중에는 특히 자신은 물론이려니와 누구는 이렇게 사기를 쳤고 하는 이런 식의 비방성과 범죄성 짙은 언어들을 사용하거나, 역적모의를 하던 현장을 덮친 것도 아닌데 괜히 험담이나 하면서 무리 짓기를 꾀하거나 일삼는 그런 분위기에 휩싸이는 일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남북관계의 체제 문제와 우리 사회에 만연된 기본체제 부정과 불복종 같은 비난성 짙은 전투적인 언어들에 무덤덤해진 국민의식의 문제성은 사실 심각한 사정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이때에 우리가 다시 생각을 돌이켜 살펴서 회생노력을 일으켜야 한다. 태아 때부터 정성과 보살핌의 노력과 훈련을 쌓아간다면 서두르지 않고 당황함이 없는, 준비성 있는 개성의 창출이 되는 것이다.
‘어머니’라는 모습 속에서 항시 돋보여야 할 위상은 잔잔한 표정 속에서 흘러나오는 ‘말의 문화’가 돋보여야 한다. 임신 중에는 ‘침묵의 대화’가 태아로 하여금 보다 깊은 엄마의 마음속 의미를 느끼고 자극 받아 자기 속에 더 힘 있게 담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래서 ‘말이 많아서 도리어 그 의미를 잃어버렸다’는 이 교훈을 잘 명심함으로 해서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무학(無學, 3660～3738) 스님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무학 스님 어머니께서 원래 벙어리였는데, 무학 스님을 잉태한 공덕으로 말을 하게 되었다는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는 내력을 이야기하고 싶다.
무학 스님 혈통을 더듬어 올라가면 박혁거세의 후예로서 부친은 인일(仁一)이요 어머니는 고성 채씨(固城蔡氏) 부인이시다. 아버지 인일은 대대로 국가에 봉사해온 벼슬 가문의 자제들이 답습하던 그 시대의 보편적인 흐름을 따라서 7세 때부터 18세까지 유학공부를 포함해서 학습을 익힌 후에 지리산 어느 절에 들어가서 10여 년간 수도에 전념한 후 산을 내려오다가 벙어리 노릇을 하던 채씨 여인과 혼인하여 얻은 아들이 후일의 무학 스님이다.
그 아버지 인일은 출가사문으로서가 아니라 과거나 사회적인 출세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천문, 지리학 등을 포함한 일반적인 교육까지 관장했던 고려시대 사원의 경영 관례에 따른 사회적인 관습에 따른 것으로써 학습기를 절에서 보낸 것이다. 무학 스님 가문을 좀 훑어보면 대대로 국가에 충실히 봉직해온 애국적인 의식의 흐름이 강한 면모가 뚜렷하다. 그러한 가문의 전통은 국가에 대한 충성스런 가르침과 그러한 자손의 태어남을 항시 염원하는 사상이 집안의 교육이념이 되었음을 추리할 수 있다. 그런 가풍의 전통을 특히 강하게 받아 태어난 분이 무학 스님이라는 연유를 먼저 이해함이 좋겠다.
무학 스님 5대조로서 고종 때의 유명한 박서 장군이 있다. 그 이전의 무학 스님 가문은 문반 가문이었으나, 몽고와의 관계 등으로 얽힌 시대적 상황에 자극 받아 박서는 처음 뜻을 바꾸어서 무술연마를 위해 무관의 길로 나아갔다.
고종18년(1231) 서북병마사로 있을 때 몽고의 살라타이(Salitai, 살례탑)의 침공을 받아서 귀주성을 잘 수비하였다. 그러나 몽고군이 우회작전으로 개성을 함락시키자 왕명에 의해 항복을 한 후 관직을 버리고 전국을 방랑하다가 해인사에 들어가 나라를 위한 기도를 올린 기록을 보더라도 그 후의 국가 사정과 연관해서 볼 때, 그 가문의 나라 위한 유훈을 추리해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무학 스님 어머니 채씨 부인은 어린 소녀 때 어느 스님으로부터 ‘큰 인물의 어머니가 될 것이다’라는 자기운명에 대한 어떤 예시를 받음과 동시에 어머니 될 바탕을 만들기 위해서 벙어리 즉 묵언을 함으로써 기운을 함양하여 하나의 역할을 감당할 힘을 만들어줄 수 있는 태교에 대한 가르침에 따라서 묵언을 시작했다.
결혼 후에도 계속하다가 아기(무학 스님)를 낳은 후에 벙어리 노릇을 풀게 된 것이, 무학 스님 어머니는 원래 벙어리였는데 훌륭한 아들을 잉태한 그 공덕으로 말을 하게 됐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로 바뀌어 전해지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무학 스님은 10여 년 수도했던 아버지와 10여 년 동안 묵언을 하여 기운을 함양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신 것이다.
무학 스님 생애는 왕조가 바뀌는 전환기에다 특히 배불 정책과 기존의 보수 세력을 철저하게 말살시키려는 무신들의 안목 없는 역사관과 사상 때문에, 이성계의 철저한 신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국가와 민족을 위한 많은 조언이 좌절되는 비운을 당했다.
그래도 그분으로 인하여 많은 어려운 사태를 막았던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된다. 그 분의 일화 중에 200년 후에 큰 국난(임진왜란)을 당할 것이라는 강한 우려와 28대왕으로 끝날 것이라는 새 왕조의 역사를 은연중 예언하시며 애쓰신 조용한 은거가 아닌 새 왕조의 가장 존경받았던 스님으로서 그의 내면적인 어려움과 그 후의 국가 민족의 역사를 봤을 때, 그러한 전환기의 인물 연구는 우리에게 국가발전을 위해 크게 유익한 일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어쨌든 무학 스님 출생에 얽힌 이야기는 아무리 현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들이라 하지만 한번쯤은 깊이 새겨봐야 하겠다. 부모의 자세로서 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속에 깊이 투영되어 있어야 할 교훈의 하나인 것은 틀림없다.
여기서 또 하나 꼭 하고픈 하소연이 있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애국심이 강하고 우리 겨레의 부강한 행복론에 조금이라도 헌신하고 싶은 사람이다.
내가 아는 분 중에 최고의 교육도 받은 사람인데,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없는 줄 알고 임신 중에도 회식 때 마다 술을 계속 마셨다고 해서 속으로 바보 멍청이라고 힐난했고 그 아이가 보기에도 좀 그래서 너는 엄마 잘 못 만난 것 같네 라고 연민한 일이 있었다.
지금 나의 분명한 주장 하나는, 우리가 세계적인 선진국 위상을 누리는 국력이 중흥되려면 반드시 하나, 우리의 음주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확언이다.
물론 술을 안마시면 국민이 되면 당장 정신적 지도국가로 상승할 수 있다. 적어도 음주문화만이라도 바뀌면 당장 이혼‧가정폭력‧아동탈선‧형사적인 범죄‧경제적 빈곤과 혼란‧생산성 저하라는 사회적 악폐가 반 이상 당장 감소할 것은 분명하다.
지금 세계 3위라는 우리의 술 소비량이나 점점 어지러워지고 있는 음주 문화 풍토는 정말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요 수준임을 분명히 알고 범국민적인 노력과 정책으로 회생책을 찾아야 한다.
고려 때는 지출 부담이 과중할 정도로 ‘차 문화’가 ‘대화의 장’으로써 국민정서이기도 했는데, 조선왕조 때는 만연한 ‘음주 문화(?) 풍속도’를 보면 외침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식민지로 걸어간 ‘국민적 팔자’가 여실히 들어났다는 견해가 나의 결론이고 주장이다.
과다한 양조로 인해 한양에서는 백성들 양식이 부족한 사태가 발생한 적도 있었고, 500년 내내 일관된 ‘우리 백성들은 술을 마시지 말라’ 는 조정의 정책은 그냥 문서일 뿐이고 궁중에서부터 일반 백성들까지 상하가 술을 많이 마시면서 여러 형태의 술집이 생기면서 펼쳐진 음주 양상은 술을 마시면 시비하고 싸움질하는 풍토가 만연해 버렸다는 것이다.
실학자 박지원(燕巖 朴趾源 1737～1805)선생께서 사신과 함께 중국을 다녀 온 후 남긴 기행문 내용 중에 있는 표현이다.
중국에서 술집에 들어가서,
첫째 놀란 사실은 실내장식 인터리어가 너무 훌륭하더라는 내용이다.
값비싼 고급 도자기 등으로 꾸민 분위기는 우리와는 너무 대조적이었던 것이고.
둘째는 술을 마시는 사람들 분위기가 정말 사교장이더라는 내용이다.
서로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서 화기애애한 사교장 분위기에 감탄하신 내용이고, 그리고 선생께서 글을 끝맺는 구절이 너무 충격적이다.
만약 우리 나라였다면 ‘하루 밤에 다 때려 부쉬고 말았을 것이다’라고 기술하셨다.
위의 내용은 조선왕조 음주문화를 연구한 어느 분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인용한 것이다.
참으로 할 말이 많지만 나는 우리의 음주문화만이라도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는 간곡한 당부와 함께 일러주는 나의 당부는,
하나, 서로 억지로 술을 권하지 말 것.
둘, 2 차 술자리 만들지 말 것.
셋, 폭탄주란 말조차 아예 입에 담지도 말라.
부처님이 일러주신 계율 중에서 가장 엄하게 일러주신 계율이 불음주계(不飮酒戒 )이다.
아함경에서는 ‘술의 병폐(과보) 36 가지를 말씀하셨고, 술을 마셨을 때 친구! 친구! 하는 사람은 ’사귀지 말아야 할 친구‘로 규정하셨다. 술을 마시지 말 것을 일러주신 한 경을 소개해 보겠다.
술을 멀리 하라
술을 가까이 하면 정신이 흐려지게 된다.
그러므로 항상 술을 멀리해야 한다.
술을 즐기면 말이 많아져서 분쟁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므로 항상 술을 멀리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항상 술을 멀리해야 한다.
술은 재앙의 근본이다.
술에 취하면 큰 소리로 웃는다든가 악담을 하여 선량한 사람을 해치게 된다.
그러므로 항상 술을 멀리해야 한다.
술은 온갖 환난의 근본이요. 재앙의 근원이다.
그러므로 항상 술을 멀리해야 한다.
술은 독 중의 독이요, 술은 병중에서도 고질병이다.
술은 괴로움을 부른다.
술은 날카로운 도끼 같아서 착한 마음을 손상시키다.
술은 좋아하는 자는 부끄러움을 모른다.
그리하여 남의 경멸을 받게 된다.
술은 처음에는 맛있는 과일과 같아서 맛이 있지만 뒤에 가서는 독이 된다.
그러므로 술을 볼 때는 언제나 절제하는 마음을 가져 멀리해야 한다. [제법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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