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희 라는 아이
명 희 라는 아이

  태교라는 말보다도 임신과정과 자녀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면서 부모들은 간혹 한번씩은 어느 종교의 가르침과 상관없이 '이 애는 확실히 우리와 인연 있는 아이'임에 틀림없다는 '인연이라는 문제'에 크게 매료되거나 관심이나 흥미를 불러일으킬 때나 경우들이 있기도 한다.
  그 이해에 도움이 좀 될 것 같아서 소개하고자 하는, '명 희'라는 어린이는 지금은 초등학교 상급생이다.
  그 부모들은 같은 전공을 했으나 두 사람 다 그 전공에 심취하거나 만족하면서 자신들의 자리로 굳히지도 못했고 전공을 살려 함께 문을 연 가게마저도 결혼 후 얼마 안되어 그만 두었고 남편은 자본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사업을 한답시고 이리저리 왔다가는 사정이 되어 주말부부 정도의 사정도 되지 못해 떨어져서 살아가는 결혼생활이 된 셈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지켜봐도 남편 되는 사람은 결혼을 해도 '아이를 가져야 된다'는 철학이 없었던 사람이었음은 분명했고 보편적인 생각일 수도 있으나 출세나 명예가 더 소중했고 부인도 남편의 생각을 따르다 보니 자연히 임신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부인도 좀 게으른 편이라고 해야 어울리는 사람이고 아기를 갖고 싶은 마음도 그렇게 간절하지 않았음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평소에 무척 자신이 따르고 도움을 많이 받던 집안 언니 한 분이 결혼해서 장남 임신 때 책을 보고서 나와 인연이 되어서 태교를 열심히 하던 모습과 그 조카가 성장하면서 드러내는 우월한 여러 적성들을 보면서 아이를 갖고 싶은 여성 본능적인 소망과 자극이 된 것이 그에게는 큰 힘이 되었음은 사실이었다.

  결혼생활 3년으로 접어들면서 임신을 했고 이외로 그 언니를 보면서 받은 자극이 큰 힘이 되어 태교를 한다고 나와 통화를 자주 했고 출산 때까지 두 차례 다녀가기도 했다.
  그 언니가 했던 대로 '금강경 독송'을 시켰다. 본인도 열심히 한다고 말은 했지만 그 뒤에 내가 본 여러 사정으로 봐서는 그렇게 열심히 했다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 부인이 태교를 하려고 하고 했던 의식이나 노력은 그 본인에게는 대단한 일이었고 중요한 관건이 되어 좋은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었던 '태 중 환경'이 될 수 있었음은 참 다행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의 사기를 더욱 높여주었던 기쁨은, 임신 후 자신이 더 활달해지고 얼굴이 너무 좋았다는 사실이다. 주변에서 모두 '어찌 임신 한 사람이 이렇게 더 예뻐지고 얼굴이 좋아 질 수 있느냐?'는 질문과 칭찬을 많이 했었다. 나를 찾아 왔을 때 내가 봐도 그것은 사실이었다.  
  그 사실은 그대로 긍정적인 것임은 사실이고 더불어 태아를 바라보는 한 척도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임신으로 인한 산모의 새로운 의욕의 분출로 생성되는 환경이라고 봐야 하는 점과 태아를 온전히 수동적인 존재로 봐서는 안 되는 '태아와 함께 하는 에너지'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 사정들로 인해서 부인의 기분이나 신체적인 상태가 아주 좋았던 탓에 내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산부인과도 찾지 않았다.

  나도 훨씬 뒤에 알았던 사실인데 그 때 만약에 초음파 검사를 해서 딸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 부인이나 태아에게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왜냐하면 천성적인 의식도 그러했지만 그런 좋은 태 중 환경에 기분이 고조된 부인이 태아는 틀림없이 '아들'이라는 강한 확신과 기대를 가졌고 또 그것은 그의 간절한 바램이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딸을 출산하고 난 뒤에, 부인의 감정이 섭섭한 수준을 넘어선 실망스런 큰 충격이었다는 사정을 나도 여러 달 후에 알았다.

  자연출산도 했고 아기도 건강하게 태어났고 모유도 충분했다. 그런데 한 주도 넘기기 전에 아기가 호흡곤란증세를 보여서 황급히 응급실로 실려 가는 일이 몇 번 반복되었고 거기에다 설사까지 해서 모유를 끊고 설사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분유로 대체하는 문제들이 파생했다.
  그런데다 더욱 분위기를 침울하게 한 사정은 갓 태어난 아기가 어른들처럼 아주 우울하고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데 다 두 달 동안 아기가 전혀 성장을 하지 않았고 체중이 도리어 몇 그램(g) 줄었다.
  그러다 보니 특히 친정 쪽 가족들이 나서서 참으로 애처로운 심정으로 '이것만은 정말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신생아에게 의심되는 검사는 다 받아보게 되었다.

  물론 여러 병원을 전전했고 마지막에 찾았던 소아과 원장(여자) 선생님은 외국에서 여러 해를 개업하다가 귀국해서 개업하신 분인데, 아기가 별다른 이상증세가 없는 것도 사실이고 신생아들이 간혹 이런 경우도 있으니 좀 시간을 두고서 기다려 보자고 하면서 그 동안 몇 그램(g)이라도 체중이 늘면 성장하는 것은 사실이고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이니 기다려 보자는 말에 위안을 얻고서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 때부터 병원을 다니지 않았고 분유도 끊어버리고 다시 모유를 먹이기 시작했다. 그 원장 선생님 말대로 한 주일이 지나니 아기 체중이 10그램(g) 정도 늘었고 그 뒤로 서서히 그렇게 체중이 늘면서 정상적인 성장으로 회복되었다.

  그 기간동안 나와도 계속 통화를 했다. 물론 나도 몇 가지 검사를 받아보라는 말도 했지만, 그 때 내가 한 충고는 '아기가 아버지와 함께 살지 않는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 같은 것이라고 나는 결론짓고 싶다. 아마 아버지가 같이 살면 분명히 좋아질 것이다. 이 아이는 아버지와 인연이 심히 깊을 것이다.'고 했다.
  그리고 그 당시는 상황을 몰라서 지나쳤지만 결론적인 정리를 하자면, 아들이 아님에 저주스런 수준으로까지 치달렸던 엄마의 충격이 아기에게 큰 충격을 주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아기가 크게 놀랐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건강하게 태어난 그 아기의 경우는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키고 설사를 하는 것은 엄마에게서 받은 충격이라고 나는 믿고 확신한다. 특히 신생아일수록 그것은 정확하여 태아나 신생아는 엄마의 심히 섬세한 마음의 율동들을 감지하는 원초적인 체감능력이 '그야말로 원초적이라는 사실'을 바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큰 실수인 것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께서 충격을 받은 산모의 젖을 받아먹은 아이는 피부가 타거나(검어지거나) 설사를 한다는 말씀들을 하시기도 했음은 현대의학의 발달보다 더 앞선 오랜 세월동안 인간 스스로 관찰해온 경험이라는 증거에서 확인된 자신감 넘치는 믿음이요 정보인 것이다.
  그 뒤 남편도 하든 사업을 접고 다른 일자리를 얻으면서 가정으로 돌아왔고 그 아기도 정상적인 성장으로 돌아왔음을 다시 밝히면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 아기가 아빠만 보면 편안해 보이고 좋아하는 빛을 쉽게 느낄 수 있었고 그 아빠도 딸에게 스스로 빨려 들어가는 의식을 확인하면서 '아이가 이렇게 귀여울 줄 알았다면 더 빨리 아기를 가졌을 것인데'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곤 했지만 둘째를 갖지 않음은 재미있는 일이라고만 표현하고 싶다.
  아이가 걸음마를 하고 말을 배우면서 더욱 아빠에 대한 애정을 들어내고 어리고 어린 아기가 아빠 잠자리까지도 준비해준다고 어울리는 부녀지간을 보면서 엄마가 정말로 때때로 한 번 씩은 자신도 모르게 너무 섭섭하고 얄미워 질투심을 일으키곤 했다는 것이다.

  부녀지간의 정은 그 정도로 소개하고서 그 아이가 어릴 때부터 학구적인 성향이 아주 강하게 나타나고 있었음도 말하고 싶다.
  아주 어릴 때부터 가족들이나 주변의 친지들이 '아무개는 우리 집 대학생'이라는 말을 쉽게 하는 개성들을 보여 줬다.
  나도 '연구실 교수님'이라는 별명으로 불러 주었고 앞으로의 기대도 그렇다. 유아 때부터 책을 항상 끼고 다니면서 열심히 집중하고 성적도 상위권을 지키고 있고 어학 실력이나 능력이 우수하고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자기 주관이 분명하다. 부모로부터 잔소리 듣지 않고 제 스스로 자기 일을 꼼꼼하게 알아서 한다고 표현하면 될 것 같다.

  간혹 그 어머니를 만나면 딸에게 쓸데없는 잔소리나 하여 엄마 권위를 잃는 실수를 하지 말라고 농담 삼아 한 마디씩 하면 그 엄마도 잘 난 딸 때문에 자신은 맨 날 스님에게 처신 못하는 엄마로 낙인찍힌 것 같다고 하면서 웃곤 한다.  
  내가 바라보는 그 아이에 대한 감정은 무엇을 하던 자기 전공분야에서는 분명히 '전문성과 권위'를 확실히 들어내고 지키는 개성이 강한 한 시민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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