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일편단심
예비엄마들이나 초산 엄마들이 진통에 대해서 너무 공포증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은 당연한 애정적인 의식이기도 하겠다. 그리고 그 진통이 어떻게 해서 일어나는가를 너무 모르고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무조건 시달리는 어떤 상처의 고통을 연상하는 그런 범주의 통증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잘못된 이해이다.
출산 진통은 태아를 감싸고 있던 태반 조직이 자연스럽게 자궁내막에서 떨어져 나갈 때 일어나는 현상인 것이다. 그때까지 태아는 수도관에서 물이 흐르듯이 모체에서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고 있던 그런 공급관이 하나씩 끊겨지면서 그때까지 양수 속에서 이루어지던 호흡이 폐호흡으로 바뀌는 준비가 착착 진행되어진다.
그 준비가 충분해 졌을 때, 태반이 벗겨져 밀려져 나옴과 동시에 모체는 이제 산소나 혈액을 공급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어 모든 공급관들이 자연히 끊어지게 되고 그때부터 바로 진통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람에 따라 그 진통의 폭도 상당한 차이가 있음은 신체적인 조건과 함께 정신적인 자질이 더 중요한 결과를 이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긍정적인 좋은 생각을 많이 한 엄마들이 출산진통이 훨씬 가벼웠다는 것은 하나의 정설이기고 하다. 순천에 살고 있는 어느 엄마는 초산이었는데 진통이 느껴지자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가는 중에 차안에서 출산한 이런 경우도 있었다. 쉽게 출산한 경우들도 적지 않게 있다.
여기서 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자연분만에서는 모든 공급관이 자연스럽게 닫히게 된다. 그러나 의료행위로 그 진행을 촉진하다 보면 자연분만보다 출혈이 더 많아지게 되고 심하면 지혈제나 근육 수축제를 투여하는 처치를 해야 하니 자연의 순리를 깨트린 결과가 바람직할 수가 없다.
그리고 아기도 모체로부터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공급관이 자연스럽게 닫히는 것이 진통촉진제를 투여하여 빨리 나오게 하는 것보다 좋을 수밖에 없다. 자궁의 근육을 수축시켜 복근력으로 아기를 밀어내게 하는 진통촉진제 사용은 아직 몸의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자궁의 근육을 수축시켜 밀어내는 것이므로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야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정상 분만에서는 아기가 어머니 자궁을 통과할 때 흉곽이 좁혀져서 일시적인 산소 결핍상태가 되었다가 태어나자마자 흉곽이 넓어지면서 산소가 힘차게 들어오면서, 아직 폐 안에 차 있던 물을 밀어내는 형식으로 폐를 통해서 산소를 공급하는 첫 호흡이라는 이 세상에서 첫 신진대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제왕절개에 의한 분만은 이 과정이 생략되므로 폐의 물을 의사가 빼내야 하고, 결과에 있어서 자신이 필요한 만큼의 산소를 흡입해서 물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다. 물을 인공적으로 빼내고 거기에 공기가 들어오는 것의 문제점은, 그때 들어온 공기에 의해 그 아기의 혈액의 질이 결정되고, 면역성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즉 산소의 양도 정산분만이라면 태어난 순간에 자신에게 필요한 양을 한순간에 섭취하므로 혈액 속 헤모글로빈의 농도가 알맞게 균형을 이루지만 자궁을 빠져 나오지 않은 아기는 혈액의 균형을 잘 맞추지 못해 신생아 황달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제왕절개의 경우라고 해서 복원력이나 저항력이 멈추는 것도 아니고, 성장하면서 회복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흠집 내지 않은 출산이 성장에 바람직한 것임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 더욱 가중되는 행복에 대한 욕구심리는 출산에 있어서도 좋은 시간을 물어서 그 시간에 맞추어서 제왕절개를 하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어리석어도 어찌 그렇게 어리석은지 모르겠다. 운명이란 팔자가 그렇게 해서 바뀌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정신자세부터가 자기 운명을 헝클어 놓게 되는 것이다. 태교도 정성스럽게 자기 조건 따라 하다보면 시간이 자연스럽게 잘 맞아지는 것이다. 더구나 출산이라는 생명의 중요한 전도과정에서 그런 생각 자체가 내가 항시 말하는 운명의 가분수인 것이다.
의학상으로 있을 수 있는 3% 미만의 주의사항을 30～40 %의 확률로 확대해서, 자기도 그 범주에 들어있지 않는가 하는 강한 의구심에 빠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큰 장애요인이 될 수 있는 것임을 다시 강조한다.
그러므로 너무 강조되는 기형아 예방에 대한 강의는 의식이 여린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기형아를 출산시킬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원인 제공이 될 수도 있다.
임산부들을 대하다 보면 필요한 의학상식이나 정보보다는 그들과 끊임없는 대화가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 사회가 그런 인간관계에서 아쉬운 점이 많고, 어머니나 할머니들의 영향력이 너무 많이 상실되어 버렸다는 사실에 적적한 기분이다.
앞서의 대목에서 모유나 아기의 첫 목욕 문제를 말했다. 아기가 태어나서 젖은 몸이 밖의 공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수분이 증발되는 순간에 있어서 느끼는 기온이야말로 아기가 이 세상의 첫 경험적인 체온 조절을 익혀 가는 과정이다.
그런 문제 하나하나는 가볍게 넘겨버릴 성질의 것이 아닌, 아주 소중한 생명력 유지 및 보호차원에 있어 자생력과 면역성의 문제가 되므로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아기의 첫 목욕도 자연과의 접촉을 생각해서라도 더구나 태지 문제도 있고 하니, 3일(72시간)후에 시키는 것이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일이 되기에 권하는 것이다.
적어도 여고생 시절에 이런 차원의 교육이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더 폭넓게 이루어 져야 한다. 그리고 나는 출산 휴가도 적어도 1년 이상을 보장하는 사회보장 제도를 주장하는 사람이다.
적어도 출산 예정일 20주전부터 휴가를 주어서 마지막 마무리 태교도 잘하게 하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크게 성숙되기를 바란다.
자기를 바라보는 환자의 눈빛을 외면 못해서 모처럼 받은 크리스마스 휴가도 반납하는 등 가족들 살피기를 소홀히 하여 결국 별거 끝에 이혼을 당하게 되고, 그러한 이유로 미국 어느 병원의 정형외과 한 부서는 10명의 의사 중 현재 별거중이거나 이혼 당한 사람이 8명이라는 기사를 읽으면서 감사한 마음에서 위로의 축복을 보냈다. 이 세상은 우리가 이름 모르는 숨은 그런 봉사자들에 의해서 유지된다고 믿고 있음은 나의 생활신조이기도 하고 인생철학이다.
그리고 앞으로 산부인과 병동은 집단수용 형태보다는 개별화된 분만실을 확충하여 진통이나 출산 후에 가족이나 엄마와 태아가 서로 분리되지 않아서 모유 등을 놓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하겠다. 유리창을 통해서 자기 아기를 보면서 젖을 주고 싶어 하는 현상이나, 출산 퇴원비에 우윳 값이 포함되는 이런 일은 이제 우리도 선진 사회로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나는 또 하나 가정 분만을 권하고 소개하는 사람이다.
산모와 태아가 별다른 이상이 없는 한 조산원을 모시는 가정 분만도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21세기를 맞이하는 지금 유럽에서는 가정 분만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한다.
특히 네델란드의 경우는 30%의 산모가 가정 분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들도 전문 의료인인 조산원을 모시고 하는 가정 분만이다. 우리도 조산원 교육의 질적 향상과 교육시설의 전문화를 더 확충하여 가정 분만이 보다 많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태어나는 순간에도 아기는 남자보다 여성을 대하는 경우가 정신적으로 훨씬 바람직하다는 사실 정도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내 권고에 의해서 가정 분만을 한 경우가 한번 있었다. 본인도 희망 사항이었는데 조산원을 모셨지만 그 산모 역시 공포증을 느낀 점은 ‘다른 사람은 다 병원엘 가는데 나 혼자만....’하는 묘한 감정이 그대로 공포증이 되더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변에서 원시인이니 동물이니 하는 말을 하면서 격려 아닌 염려들을 어찌나 많이 하니까 본인도 충격을 좀 받은 것이 원인이었다.
가정 분만을 권유하는 또 하나 그 이익을 말하고 싶은 점은 아기를 출생 후 3주간 불빛이 없는 어두운 상태에서 양육하라는 권고이면서 주장이다.
현대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강한 불빛 아래서의 출산은 아기나 산모 모두에게 시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 사실은 최근에 와서 일부 서구 의료인들도 문제를 제기한 경우가 생기고 있다.
한 예를 들어 설명을 하겠다.
인도 사람들의 전통적인 출산 풍속도를 읽어보면 우리가 참고할 사항이 많다. 인도 임산부들은 출산 예정일 3주전부터 커튼이 쳐진 방에서 친정 어머니나 시어머니의 보호를 받으면서 진통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출산 후에도 방의 커튼을 한 주일에 한 겹씩 걷어내는 이런 식으로 출산 3주정도 후에야 밝은 빛을 보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인도 사람들은 문명의 혜택이 적어서 자연히 시력이 잘 보호된 점도 있지만. 인도 사람들은 대개 시력이 아주 좋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렇게 기초를 확실히 해두면 눈은 무리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조절기능이 작용해서 처음에 만들어진 최상의 기준으로 되돌아 가려하는 기준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과잉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몸의 건강을 지켜주는 원인이나 힘이 되는 것이므로 우리가 멀리 있는 것으로 이해하지 말고 출산의 섭리를 잘 음미하고 실천하는 의식은 큰 복의 원천인 것이다.
지금 어린이들이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건강 차원에서도 심각한 수준임을 알아야 한다. 각 군 사관학교에서도 시력문제로 신입생 신체검사에서 적지 않은 우수한 응시자들이 탈락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보도를 읽은 적이 있다.
태풍이 지나간 자연은 할퀸 자국도 많다 하지만 더욱 새로운 대지의 도약이 일어날 수 있는 경험도 풍부한 것이다.
|
|
